글
93세 환자분이 셨다.
평생 아픈데라고는 모르고 사셨던 분인데... (자녀들 말로는 그렇다.)
혈뇨로 내원하셨고 처음 TUR BT (내시경적 방광 종양 절제술) 에서 T2 이상이 나오셨다.
indication 에 의하면 Cx ; Cystectomy (근치적 방광 절제술) 을 해야 하는 경우이나 고령등의 이유로 위험성이
많이 놓으신 상태였다.
보호자분들은 상의후 Cx 는 refused 하셨고...
그 이후 몇차례 재발로 TUR BT 를 시행하였으나 나중에는 diverticulum 안에도 새로 암이 생겼고
방광 문턱에서 요도 근처까지 재발하여 위험성을 감수하고 Cx 하기로 하였다.
수술 전날 굉장히 많은 보호자분들이 오셨다.
아마 마취과에서도 굉장히 강도 높게 수술후 안좋아질수 있는 상황에 대해 설명을 한 이유때문인지...
수술 당일 새벽 기침이 난다 하셨고...
수술 방에 들어와서 마취과 교수님의 청진후 chest x-ray 를 찍어보고 하는게 좋겠다 하여 촬영한 결과 pneumonia 가 보여 수술이 취소 되고 호흡기로 전과하여 치료후 다시 수술방을 들어갔다.
수술후...
다행히 환자분은 중환자실을 가시지 않고 병실로 올라오셨고
수술후 퇴원하셨다.
그리고 일주일후 외래에서 환자와 보호자분 (따님분) 을 뵈었는데...
선물을 드리고 싶은데 김영란 법이라 폐가 될까봐 못가져 왔다며 감사하다며 연신
인사하시는 환자분과 보호자분께...
오히려 제가 감사하다며 참 좋은 기분을 느꼈었다.
그리고 몇일후...
환자분 따님께 연락이 왔다.
아버님이 선물을 드리라고 해 선물을 드리고 싶다며 주소를 알려달라는...
아버님은 괘않으시지요 하고 안부를 묻고 말았는데...
그리고 몇일후...
병원으로 소포가 하나 왔다.
보니 그 분께서 그냥 병원으로 보내셨드라....
택배를 풀어보니 전복이었다.
아마 그 환자분께서 전복을 키우시는듯....
해산물을 그리 좋아하지는 않지만....
정말 맛있게 먹었었다.
그리고 그것보다 더욱 가슴이 따뜻해짐을 느꼈다.
평소 대학에 있으면서...
2차 병원으로 나가시거나 개원한 선배들을 보며....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고 경제적으로 어느정도 풍족한 삶을 누리는 것을 보고...
가족들에게도 미안함과 이런저런 생각에
나도 나가서 돈이나 벌까? 라며 몇번씩 생각이 들고는 했는데....
그런 생각을 했던게 조금은 부끄러워지는 날이었다.
ps// 전복 먹었다고 김영란 법에 걸리지는 않겠지.... ㅡㅡ
가슴이 따뜻함과 고마움을 느꼈던 자바리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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